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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큐] 아메리칸 팩토리
    보다 2020. 2. 11. 13:57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장편 다큐멘터리 감독상을 수상한 <아메리칸 팩토리>는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퇴임한 전직 대통령이 그의 명성을 바탕으로 선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는 어디일까?

     

     

    <아메리칸 팩토리>는 2018년 전 오바바 대통령 부부가 만든 콘텐츠 제작사 '하이어 그라운드 프로덕션'이 만든 첫 프로젝트로, 스티븐 보그나, 줄리아 레이처트 두 명의 감독이 제작했다. - 사회자의 언급에서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부부의 제작 이야기가 나왔으나 시상식 무대에는 오롯이 제작 감독팀만 올라갔다. 어디와 좀 비교되는...

     

     

     

     

    다큐의 시작은 오하이오 주, GM이 망한 자리에 자동차 유리공장을 설립한 푸야오(福樂)그룹 회장이 등장한다.

    GM이 문을 닫은 후 실직자로 넘쳐나던 고장에 푸야오 공장이 설립되면서 거리의 이름도 푸야오 스트리트가 되고, 2200여명의 직원 중 중국 본사의 기술 이전 및 지휘를 위해 200여명의 중국인 노동자들도 들어왔다.

    2014년부터 미국 공장과 중국 본사 공장을 넘나들며 촬영을 했던 감독들은 영상을 촬영할 때는 사람들과의 래포를 우선시한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푸야오의 회장도 가까이서 촬영을 했다.

     

    넷플릭스 영상자료는 다큐가 끝난 뒤 6분가량의 오바마 부부와 감독의 뒷이야기가 나온다.

     

    <아메리칸 팩토리>는 이들 부부의 <하이어 그라운드>에서 만든 첫 프로젝트다. 그렇다면 왜 이들 감독의 작업을 픽 했을까?

     

     

     

    일찌기 빈민 운동등 사회문제가 관심이 많았던 부부인지라 콘텐츠의 첫발을 그들이 잘아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선택했던 듯 싶다. 노동자의 삶, 노동문제

     

     

     

    2014년 설립한 푸야오 공장은 현지에서온 숙련된 중국인 노동자들과 오하이오주 주민들이 다수인 노동자들로 채워져 있어 그들 사이의 문화적 충돌은 당연히 발생할 수밖에 없다.

    무려 G2 국민들이 한 곳에 있는 거다. 중국인들이 보는 미국인은 일도 잘 못하면서 권리만큼은 꼬박꼬박 챙겨가는 이기적 인간들이다. 미국인 노동자가 보는 중국인은 인권 따윈 관심밖이고 집과 공장이 하나가 되어 일밖에 모르는 기계같다.

    푸야오 그룹 회장이나 미국 현지 사장은 처음에 오바마 부부의 생각처럼 낙관적이었던 듯 싶다. 서로 노력하면  소통이 잘 이루어지고 생산성도 높아질 거라는.

     

    다큐코멘터리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의 이 말이 인상적이어서 캡쳐하려구 무진장 노력했으나 넷플릭스는 켭쳐가 차단되어 있다. 엠빅뉴스에서 건진 게 다행.
    정말 그렇게 생각하세요? 라고 묻고 싶지만...

     

    나는 저마다 자기 삶을 이끄는 내면의 목소리가 있고 그것이 저마다 다른 인생의 궤적을 그리는 바탕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인간은 저마다 소우주다. 소통이 잘 되려면 저이의 우주가 나의 우주와 다르다는 걸 인정해야한다.

    그는 결코 나의 위성이 아니다라는 걸 말이다. 하지만 푸야오 본사는 미국 공장을 위성정도로 생각하고, 미국인의 생활양식을 흡수할 수 있을 거라고 믿었었나보다.

    잦은 불량으로 생산성이 떨어져 적자가 발생하자 푸야오 그룹은 미국 중견 관리자들을 중국본사로 초청해 본사 노동자들의 12시간 2교대 삶의 현장을 견학시킨다. 군대처럼 아침 일과를 일사분란한 구호로 시작하고, 공장에서 일하느라 한달에 한,두번정도 쉴 수 있지만 중국의 노동자들은 공장의 번영이 자신의 성공이라 굳게 확신하며 기꺼이 근로(노동이 아니고)를 한다.

    미국에서 온 중견 관리자들을 위한 환영 파티에서의 무대는 가히 경악할 만하다. 푸야오 공장을 모티브로 한 어린이와 무용수들의 공연은 공산치하의 딱딱한 군무를 떠올린다. 그걸 보고 살짝 눈시울이 붉어진 미국인 노동자. - 설마 저거 감동받은거? 그랬다. 그는 중국 본사에서의 일사분란한 군대식 구호와 정신 무장이 미국에서 도입된다면 생산성이 올라갈 거라 믿었었나 보다. 귀국후 어설프지만 중숙식 아침 인사방식을 도입한다.

    하지만 미국공장에서 미국인 노동자들이 원했던 것은 그런 정신무장이 아니었다. 그들의 임금은 GM시절 시간당 29달러를 받았던 반면 푸야오 공장에서는 시간당 14달러를 받았다. (다큐 끝부분에 현재도 이 금액이 지금도 유지된다는 코멘트가 있다).

    유리 공장이니만큼 안전사고 발생에 대비한 쾌적한 환경 조성도 필요하다. 일하다 다친 노동자에게는 산업재해이니만큼 치료 비용과 완치후 지속적인 고용도 보장되어야한다. 하지만, 푸야오는 그렇지 않았다. 다친 노동자는 해고.

    그래서 푸야오 노동자들은 노조 결성을 시도한다. 푸야오 회장 입장에서는 어림도 없는 소리.

     

     

     

     

    노조 결성 움직임이 활발해지자 사측에서는 노조 와해를 전문적으로 하는 컨설팅 업체를 고용해 조직적인 방해를 하게 되고.. 결국은...

    2018년 푸야오는 흑자를 내기 시작했다.

    2030년까지 전세계 3억 7천만명이 공장의 기계화로 인해 실직을 하게 될 것 이라고 한다.  푸야오 공장에서 노조 결성 무산을 통해 자리를 보전한 젊은 노동자들도 최장 10년밖에 버티지 못할 거라는 얘기다.

    <아메리칸 팩토리>는 미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공장 자동화율이 세계에서 가장 앞선다는 우리나라는 이미 진즉에 경험했던 이야기다. 그것이 미국인 감독에 의해 다뤄졌을 뿐이다.

    다큐는 그나마 덜 암울한 메시지도 던져준다. 공장의 기계화로 노동자들의 실직 위험에 대비해  사회와 기업과 정부가 어떻게 할지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고. 다큐의 제작 의도도 이런데 있지 않을까. 눈앞의 이익에만 골몰하지마. 시야를 넓게 보라구!

    버락 오바마 부부의 <하이어 그라운드>는 <아메리칸 팩토리>에 뒤이을 콘텐츠도 기획중이라고 한다.

     

     

    흥행면에서는 <다섯 번째 위협>이 더 위협적일 수 있겠다.

    이번 아카데미 시상직 단편 다큐멘터리 부문에는 세월호 이야기를 담은 <부재의 기억>도 후보로 올라갔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TV조선에서는 이부분을 언급도 하지 않은 채 패씽했다.

     

     

     

    그래미든 아카데미든 짧은 역사를 가진 미국인의 컴플렉스인지는 몰라도 시상식 도중 추모의식 만큼은 열렬하고 감동적으로 진행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추모는 커녕 '기억'에도 인색한 우리가 되새겨야할 중요한 부분이기도 한데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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