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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 나는 사고싶지 않을 권리가 있다
    읽다 2021. 8. 1. 00:48

    국외 여행을 꿈꾸기에는 시기상조지만 코로나 족쇄가 풀리면 가야하 곳을 꿈꾸는 이가 권한 책이다. 책 내용보다 배경을 강조하며 권한 책 이름은 <나는 사고 싶지 않을 권리가 있다>이다.

    미카엘 올리비에라는 프랑스 작가의 책으로 원제는 Tout doit disparaitre(모든 것은 사라져야 한다)이다.

    초등학교 5학년인 위고는 프랑스어 교사인 부모님을 따라 프랑스의 식민지였던 마요트섬에서 2년 내지 4년 예정으로 머물게 된다.

    책의 서두에 마요트에 대한 위키백과식 설명이 나온다.

    마요트. 프랑스령 해외 공동체. 인구16만명 남짓. 면적 373km2, 쁘띠 테르와 그랑 테르라는 두 섬으로 구성. 세계 최대 규모의 산호초 군락으로 둘려싸여 있음. 종려나무, 바보밥나무, 짙은 밤색 모래사장, 이국적인 꽃, 색색의 물고기 종과 바다거북… 13

    (프랑스 본토에서 마요트를 가기 위해서는 레위니옹을 경유한 후 마요트로 향하는데 공항은 쁘띠 테르에 있다.)
    마요트 섬의 원주민은 마오레족이다. 프랑스는 가톨릭신자가 많지만 마요트 섬의 마오레족은 이슬람교 수니파가 90%라고 한다.

    대부분이 마오레족인 학교에서 6학년이 된 위고는 반에서 유일한 백인이고 프랑스인이기때문에 당연히 성적이 가장 좋다. (식민지라 프랑스 교육과정을 따른다)

    아프리카 문화가 다분한 마요트섬에서 이방인처럼 겉돌던 위고에게 마오레족과 결혼해서 정착해 사는 사서 교사 프랑스와즈가 그나마 말이 통하는 어른이다.

    위고는 프랑스와즈를 이렇게 묘사한다.
    ‘ 마오레족이든 와중구든(본토에서온 백인), 학생이든, 선생님이든, 다들 프랑스와즈 선생님을 좋아했다. 선생님은 솔직하면서도 순수했고, 스스로 있어야 할 자리에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서 보이는 자신감을 풍겼기 때문이다.’ 59-51

    위고는 마요트에서의 시간은 다른 곳에서보다 2배로 쳐줘야한다고 하는데, 실제 마요트의 원주민인 마오레족의 소녀들은 사춘기기 지나면 여자 대접을 받는는다. 그만큼 성관계도 빨리 시작한다는 말이다.

    마요트에서 세번째 학년을 맞이하게 되던 해 (중학교 2학년)에 위고는 2살연상의 마오레족 소녀인 자이나바와 가까워진다. 명분은 자이나바의 학업부진 도우미랄까. 서로의 집을 오가던 어느날 자이나바는 자연스럽게 위고와 잠자리를 하게 되고 성욕의 세계에 눈을 뜬 위고의 성적은 곤두박질친다.

    사서샘 프랑스와즈는 위고의 변화를 눈치채고 콘돔얘기를 꺼내지만 위고는 그 충고를 새겨듣지 않는다.
    위고는 급기야 자이나비의 임신소식을 접하게 된다. 자이나바와의 관계이후 어른인양 우쭐대던 위고는 안절부절못하며 프랑소와즈에게 먼저 사실을 알린 후 부모님의 결정에 몸을 맡긴다. 책임회피를 위해 다시 어린이로 돌아가는 위고.

    결국 위고는 외가인 베튄으로 도망치듯 전학을 가며 마요트의 생활을 접게 되지만 마요트에서의 삶은 이후 위고의 인생에 있어 전환점이 된다.

    어떤 길은 지나고 나면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정신상태가 맞이하게 만든다. 그중 성의 세계에 눈을 뜬 아이는 다시는 옛시절로 돌아가 수 없다. 제3세계의 민낯을 본 사람도 마찬가지. 더는 안락한 이 세계의 삶을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없다.

    위고는 성의 세계와 제3세계를 모두 통과한 터라 베튄에서의 학교생활도 겉돌게 된다. -또래 아이들의 치기어린 삶이라니… 하며.

    위고, 사는 데는 두 가지 길이 있단다. 의문도 없이 시간이 흐르는대로 따라가거나, 내가 누구인지, 어디로 가는지 알려고 애쓰거나. 두번째 길은 분명 편한 길은 아니야. 하지만 길게 보면 훨씬 재미있지. 나한테는 그것만이 가치 있는 길이야. 93

    통찰력은 하늘이 내리는 재능이란다. 멋진 선물이지만 저주이기도 하지. 어쨌든 너한텐 이제 선택의 여지가 없어. 그렇게 사는 수밖에. 93

    자본주의 사회에서 허세와 과시 소비에 물든 부모님보다 정신적으로 의존하는 프랑소와즈 샘의 이메일은 위고의 삶을 지탱하는 든든한 기둥이 된다.

    위고는 외할머니댁에 머무는 동안 정기 세일에 짐꾼처럼 동원되어 다니며 쓸모 없는 물건 구매에 열올리는 할머니의 행동과 또래 친구들의 유행을 좇는 소배 행태를 내내 못마당해한다.
    그런 위고에게 보낸 프랑스와즈 샘의 시 한편은 위고를 위로한다.
                  

                      가치 (발로레)
                      - 에리 데 루카 (이탈리아시인)

    나는 눈, 딸기, 파리, 모든 생명에 가치를 둔다
    나는 동물의 세계와 별의 나라에 가치를 둔다
    나는 식사 중 마시는 포도주, 무심결에 지은 미소, 수고하는 자들의 피로, 서로 사랑하는 노부부에 가치를 둔다
    나는 내일이면 아무 가치도 없어질 것, 오늘은 더욱 가치가 없는 것에 가치를 둔다
    나는 모든 상처에 가치를 둔다
    나는 물을 아끼고, 신발 한 켤레를 수선하고, 제때 입을 다물고 도움을 청하면 달려오고, 자리에 앉기 전에 양해를 구하고, 이유없이 감시하는 일에 가치를 둔다
    나는 방 안에서 북쪽을 가늠할 줄 알고, 빨래를 말려 주는 바람의 이름을 아는 일에 가치를 둔다
    나는 ‘살아하다’동사의 용법과 조물주가 존재한다는 가정에 가치를 둔다
    하지만 대부분은 내가 경험하지 못한 가치들이다

    - 다음편에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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