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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는 토요일 아침.
사전선거 마지막 날. 남편은 어제 투표를 마쳤고 나와는 정치적 견해가 달라진 지 한참 되었다. 그래서 정치적 의견을 공유하지 못한다.
가끔 오래전 대학에서 시험을 앞두고 전공 서적에서 작정 외웠던 문구들이 나이들고 나서야 이해되는 순간이 있다.
‘정치란 사회적 가치의 권위적 배분이다.’ 정치학 개론시간에 나온 이 말이 무척 생경했었다. 정치 하면 떠오르는 것은 정치인들의 투전판이었는데 정치의 정의가 저랬었나? 하는 느낌.
사회적 가치란 부와 명예와 권력. 요즘엔 부가 있어야 권력을 쥘 수 있고 명예는 아니지만 명성은 덩달아 온다. 그리고 그 사회적 가치를 어느 정도 소유했느냐에 따라 정치적 견해도 달라지는 거고. 자신이 쥐고 있는 걸 놓고 싶은 이는 없을 터이니.아침에 뽑은 카드는 완즈 킹
시크릿 카드에서 내가 카드를 뽑을 때마다 종종 완즈 퀸이 나오곤 했다. 왕관이나 장식 겉치레가 필요없는 실세 여왕카드
바이스벌사 카드에서는 완즈 킹도 다른 왕들이 보여주는 화려한 외양과는 거리가 멀다. 앉아 있는 왕좌도 나무. 들고 있는 봉도 나무. 그 발 아래에는 불의 상징인 도마뱀이 있다.
완즈 킹은 올바른 의도를 지닌채 싸우고 필요한 곳에 에너지를 쏟는 일을 즐거워하는 행동파. 겉으로 봐서는 그가 얼마만큼의 부와 권력을 가지고 있는지 모르지만 그는 완즈 하나만으로도 그 모든 걸 가능하게 하는 능력자다.밤이 되자 도마뱀은 나무를 감쌀 만큼 커다란 뱀으로 변해 왕 가까이 있지만 위협적이지는 않다. 뱀과 나무는 무지 대신 지혜를 선택했다는 것을 의미. 왕은 예전에 자신이 지녔던 가치관과 믿음 체계를 돌아보고 있다.
아마도 선거를 생각하는 마음이 카드를 뽑을 때 반영되었나 보다. 눈앞의 실리가 아니라 자신이 가진 신념을 지켜가는 삶을 선택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인다.
보완카드는...펜타클 4다.
얼핏 봐서는 펜타클 왕과 같은 느낌을 준다.그의 망토에 그려진 달과 별들이 그가 마술사임으 알려준다. 그는 마술사의 모자가 아닌 왕관을 쓰고 있고 횃불이 발 아래 떨어진 채 타고 있다.
도착지보다 가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것을 마술사도 알고 있었을 터인데, 지금은 그것을 잠시 망각했나보다. 내적 횃불을 다시 주워들 때다.마술과-왕 앞에 펼쳐진 광경은 좀 황량하다. 네 개의 기둥은 공기, 물, 불, 땅의 상징이 새겨지 있지만 생명력이 없다.
어떻게 해야 물의 사랑과 아름다움, 불의 창조적인 행동력, 공기의 신선한 아이디어를 삶속에 불러들일 수 있을까를 생각해보라.
실용성은 꿈, 열정, 영감 이 모두와 함께 섞여야 한다.
오늘의 두 카드는 다른 원소인데도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물질만을 좇지 않도록 유의해라. 내면의 소리를 들어라.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