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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타로일기 0327 -펜타클 5번과 아버지
    타로 2021. 3. 27. 10:16

    돌아가신 아버지의 수식어로 우리 형제들은 '폼생폼사'를 붙였다.

     

    살림살이가 넉넉하지 않았을 때에도 의복은 늘 정갈했다. 아니, 그 정갈함은 옷의 질에서 나왔다고 봐야한다. 절대 2% 마감이 부족한 옷들은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 그래서 우리 형제들은 부모님 옷을 사드릴 때는 꼭 백화점을 찾았다. 비록 나는 보세옷가게를 들락거릴지라도.

     

    아버지의 폼생폼사는 외출시에만 적용되는 태도는 아니었다. 그 시절 쓰레기 수거를 하던 환경미화원들은 작은 수레를 끌고 골목 골목을 돌며 종을 딸랑딸랑 울리곤 했는데 일정한 시각(새벽 6시 반쯤?)에 그 종소리가 울리면 엄마는 조바심이 가득 한 목소리로 " 아, 쓰레기차 가요~. 그만 좀 차려입고 얼른 나가서 버리라니까." 하며 발을 동동 구르시곤 하셨다. 우리들은 그 소리에 모조리 잠이 깨곤 했고.

    그렇다. 아버지는 절대 자다 만 옷차림으로 문밖을 나설 수 없는 분이셨다. 옷 뿐이랴. 맨발로도 나가실 수 없는 분. 양말까지 신고 현관의 거울에 머리 한번 쓱 빗고 난 후에서야 쓰레기 봉투를 들고 대문을 나섰다.

    지금 생각해보면 가부장적인 아버지가 쓰레기 만큼은 당신이 처리했다는 게 놀랍다. 물론 엄마 키가 작아 쓰레기 수레에 쓰레기 봉투를 던져 올릴 수 없다는 체력적 한계가 그 연유였을 테지만 말이다.

    또 어쩌면 엄마가 쓰레기차가 그냥 가버릴까 발을 동동 구를 필요가 없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왜냐하면 명절같은 대목마다 아버지는 앞장서서 마을 사람들을 상대로 환경 미화원의 떡값을 걷는데 앞장섰고 그것을 미화원분들도 알고 계셨기 때문에 우리집 쓰레기 봉투가 나올때까지 약간의 기다림은 묵인해 주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바이스벌사 펜타클 5 이 편

     

    그런데 나는 왜 이 카드를 보며 아버지를 떠올렸을까.

    자랄 때는 늘 원망스러워서 아버지의 삶 자체에 대해 한번도 들여다볼 생각을 해 본적이 없는데, 아마도.. 사시는 동안 아버지는 저런 마음을 자주 품지 않았을까

    하고 싶은 것이 많았고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하고 잘 노시는 분이셨다는데(언니 말에 의하면 장구를 치며 노래부르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예인의 풍모를 느꼈다고) 현실은 늘 고단한 가장의 삶이 꿈을 옥죄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마저도 힘겨웠던 삶이었고. 그래서 펜타클 5번카드에서 아버지를 떠올렸는지도...

     

    낙담에 빠져 실패한 태도를 보이는 저이는 그저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 상황이 어렵다고 우울하게 앉아 있는 것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의식을 넓혀 필요한 무엇인가를 찾아라.

     

     

    바이스벌사 펜타클 5 저 편

     

     

    찬란한 스태인드글라스 안에서는 부자가 머리를 감싼 채 앉아 있다. 빈자가 물질적으로 고통스러운 반면 부자는 영적인 면에서 고통스럽다. 마음에 연민이 없으면 세상의 돈도 평화를 가져다 주지 않는다.

    어떻게 당신의 시간과 에너지 돈을 쓰는지 돌아볼 시간이다. 죄책감은 아무 쓸 데가 없으므로 행동을 통해 마음의 평화를 찾아라. 빈자와 부자를 분리시키는 유리를 깨부수어라.

    오늘 이 카드가 내게 주는 메시지는 분주했던 지난 주를 돌아보며 삶의 균형을 찾으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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