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로일기 0330 일 잘하는 사람에게 주는 상은 더 많은 일

일 잘하는 사람에게 주는 상은 더 많은 일이라는 말이 있다. 이것이 모든 직종에 관한 것인지는 모르지만, 우리 집만 봐도 그렇다.

나는 운동을 제외하고 뭔가를 제법 빨리 배우는 편이다. 그리고 그것을 수행해 내는 속도도 빠른 편이다.

결혼을 하고 연말이면 모든 직장이 아주 바쁘게 돌아가지만 나는 어김없이 친정 김장행사에 동원된다. 채칼을 쓰면 김장속 맛이 떨어진다고 김장속에 들어가는 모든 재료를 손으로 채쓸기를 강행해는 엄마의 뒷배에는 채썰기의 달인 내가 있다.

우리 집에 딸이 나만 있는 것도 아니다. 언니는 몸살로 앓아누운 나를 위해 대신 채썰기를 하겠다고 나서지만 칼을 무서워한다. 50줄이 넘어서도 여전하다. - 주부라고, 연륜이 오래되었다고 모두가 칼질을 잘하는 건 아니라는 멀이다.

여동생은 김장철이면 늘 앓아 눕는다. 꾀병이 아니다. 정말로 그 시기가 되면 아프다. 하여간... 덕분에 나는 결혼 후에도 친정의 칼잡이의 인생을 이어가고 있다.

어제 우리 부서를 찾아와 자기네 과의 행사를 얼마만큼 지원해줄 수 있느냐고 묻는 이가 있었다. 인원을 줄이고 부서 이름을 바꾸면서 할 일이 늘어나 일을 벌이자, 자기네 일도 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이런 치들은 업무를 떠넘길 때 자기가 원하다고 하지 않고 과 사람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라고 퉁쳐 말하는 게 공통적인 특징이다. 그 속이 빤히 들여다 보여 열받은 상태에서 귀가하고 역시나 그 여운이 아침에도 이어졌는데, 오늘 타로카드는 성배의 왕이다.

밤하늘을 배경으로 화려한 복장을 한 채 앉아 있는 왕의 목에는 큼 금색 물고기가 달려있다. 오른손엔 은색 성배를 왼손에는 수련이 붙은 권장을 들고 있다.
그는 현명하고 연밍 어린 선생님. 물고기 목걸이는 영적인 부름에 응답하는 희생을 의미한다.
수련이 붙어 있는 권장은 평화. 그가 외적으로 표현하는 우주의 광대함과 지혜의 끝없음이 밤이라는 시간과 어두운 바다로 나타나 있다.

진지하고 무뚝뚝해 보이는 성배의 왕의 저편이다.
그의 왕좌뒤로는 웃고 있는 돌고래가 지나간다. 왕의 비밀은 장난기다. 성배의 왕이 영적인 진지함과 무뚝뚝함으로 채워져있을 거라 생각하지만 그의 영은 즐겁고 행복하며 가벼운 마음을 지니고 있다.

자기의 이익에 골몰하여 일은 나누고 공과는 얻으려는 이를 상대하는 비법을 얻었다고 봐야겠다. 웃으며 거절하리라.

다섯 개의 서애 옆에 한 남자가 무릎을 꿇고 있다. 다섯 성배 중 두개는 서 있고 세 개는 엎질러 있다. 엎어진 성배에서 전갈 한 마리가 나오고 있다.

이 카드는 실망이 일어날 것이거나 일어났음을 말해준다. 세 개의 컵이 엎어졌지만 두 개는 아직 서 있다. 희망은 있다는 것이다.

돌아선 남자의 뒷편에 빨간 장미 한 송이는 사랑이 가까이 있고 당신이 그것에게 되돌아가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신호이다.
뒤로 돌아가는 것이 최선일 수 있다는 것.

내 경우 이 카드는 내담자가 왕따를 당하거나 마음의 상처를 입었을 때 나타난다. 그럴 때마다 주위에 당신을 지지하는 사람이 있으니 그들을 찾아보라고 조언하곤 했다.

엎어진 컵은 과감하게 잊어버려라.
일으켜 세우기엔 내 상처가 너무 크고 힘들다.

두 개의 성배에 주목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