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하루

[봄맞이] 선유도와 내소사

다이아 나 2020. 2. 16. 09:20

고등학교 친구들과 신년 모임에서 선유도를 찾았다.
계절 탓인지, 코로나 여파인지 한산한 선유도

금욜 오후에 도착해 선유도 리조트에서 여장을 푼뒤 밤바닷길을 걷고 아침에 다시 그길을 걸으니 완연한 봄.
겨울철이라 짚라인 운영도 안하고 유람선을 타자니 애매하기도 해서 긴긴 갯벌길을 무작정 걷기만 해도 마음이 벅차오른다.

 근처에서 점심을 먹을 수도 있었지만, 저녁에 푸짐한회를 맛본 터라 내소사 가는길에 간장게장을 잘 하는 집이 있다하여 찾은 곳. 1인분에 25,000원이었는데 게잘맛을 아는 친구가 게가 무척 신선하다는 감탄사를 연발. 성인이 되어서야 알게 된 간장게장맛은 때때로 나를 유혹하지.

오후부터 살짝 이슬비가 내리니 가는 길이 더욱 운치 있다.

내소사는 풍경도 운치있지만 대웅보전의 꽃살문과 탱화가 유명하다.

실내 촬영 금지 표시가 있어 옆 풍광으로본 담아온 대웅보전.
내소사는 백제 무왕시절에 창건된 고찰인데 임진왜란때 소실된 것을 인조11년(1633)에 현재의 대웅보전을 건립했다고 한다.

유명한 대웅보전의 문살. 대웅보전 전면 8짝의 분합창문엔 연꽃, 국화, 모란 등을 조각했다는데 이 문살은 국화를 새긴듯.

왠만한 풍파는 가소로와 보일 듯한 1,000년 수령의 보호수. 우람한 풍체가 게르만 신화의 세계수(위그드라실)을 떠올리게 한다.

그래서인지 주변에 소원을 담은 작은 등이 주렁주렁. 올해의 소원을 빌며 나무 주변을 돌아보았다.

내소사에서 빼놓 수 없는 고려동종

고려후기의 전형적 특색을 구비한 대표적인 동종이라는데 고려고종 9년(1222)에 주조된 것으로 한동안 종의 소재가 소실되었다가 철종 4년(1853)에 발굴하여 내소사로 옮겨왔다 한다.

대웅 보전 오른 편에는 작은 찻집이 있다. 문살에 백년차를 판다는 문구가 있어 조심스레 들어갔다

천정에 가까운 벽쪽의 그림들도 대웅보전에 있던 거라고 한다. 각각의 그림은 연결된 이야기를 품고 있겠지만, 아는바가 없어 휘리릭 훑어보기만.

백년차

차를 다 마시니 쥔장께서 뒤뜰의 포토존을 안내해주신다. 날이 좋으면 저 곳에서 차를 마실 수 있다고.

돌아가는 길도 예쁜 내소사 가는 길

이날 기온은 무려 12도. 최고기온 17도
가히 봄맞이 나들이 길 같은 하루였다.

불자가 아니라서 대웅보전안을 들어가지 않았는데 내소사는 우물천정과 법당 단청이 유명하다는 걸 집에 와서야 알았다. 안내 카탈로그를 꼼꼼이 읽고 들어갔어야 했는데... 오랫만에 만난 친구들과 수다떠는데 골몰해 활자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이렇게.. 겨울이 가고 봄이 오는 구나.

반응형